오래전부터 집에 굴러다니던 필름이 있었다. 무려 코닥 Tmax400. 짐작은 가지만 알수는 없는 법.
결국 사진하는 냥반께서 인화를 해주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꾸벅)
군시절 휴가를 나와서 찍은 사진들이었다. 아마 3월초에 나왔던 일병 정기휴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도둑처럼 찾아왔서 소리없이 사라진 100일 휴가가 지나고 무려 10일이나 사람들과 어울려 놀던 시간들... 이지만 그럼에도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다. 군대가 힘들다면 그건 거짓말이고, 그저 나 자신이 나를 힘들게 했던 시간들이었다.
사진들이 그래서인지 제법 우울하다. 내가 SLR(pentax MX)로 찍은 마지막 사진들이다. 우연찮게 본인 사진을 발견했다면 알아서 받아가시길.

이 필름에 있던 사진중 가장 맘에 드는 사진. 인사동에서.

인사동 길가던 행인...(응?)
길가다 만난 고학번 예비역, 예비 청년백수의 모습. 그러나 지금은 무려 정규직(위너!). 사랑한다.

배고파 들른 식당에서 만난 분.

그분의 일행....

.... 이라고 했다가 혼난다.

역시 우연히 만난 근처 국가인권위 건물에 들락날락거리던 운동권. 엠비 정부가 되자 순순히 물러난 듯.

살찌기 전의 머시기씨.(사실 이것도 1학년 때에 비하면 엄청 찐거였다.)
비만의 최후.
사랑하는 안병인씨.

뭘 꼬라봐!

그리고 생전의 할머니.
그리고 온갖 흉흉한 내리막의 풍경들.
6개월 동안 11키로가 빠져버린. 날씬한 건더기님.
그나저나 암실에 종종 들러주시어 초코바나 잊지 말고 제공하시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