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술사-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1)-시작하며
앞의 글에
서 사라져가는 보통 사람들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러한 사라져가는 20세기의 기억을 기록하고 보존할
방법과 수단이 있다고도 말씀드렸지요. 문서로 남아 있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기억들을 보존하는 방법 중의 한 가지는 흔히
'구술사(Oral History)'라고 하는 역사 연구법입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과
거의 사실을 알기 위해 우리는 역사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그 역사책들은 과거로부터 전해 지는 많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씌여집니다.
그러한 자료들 중에는 행정 문서도 있고 개인의 일기나 편지 그리고 비석의 비문 등도 있습니다. 아울러 역사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허락하는 한 과거로부터 전해지는 모든 것들이 역사 연구를 위한 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술 작품도 보기에 따라서는 그 속에서
과거의 모습을 찾아내는 중요한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
런데 이와 같은 눈에 보이는 기록 자료와 함께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와 유럽의 역사가들이 사용하는 또 하나의 자료는 바로
살아있는 사람들의 증언입니다. 이 경우 역사 연구의 대상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가 되겠지만 과거의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
역시 역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언을 이용해서 역사를 연구하는 방법을 흔히
'구술사(OralHistory)' 연구법이라고 하는데 사료로서의 가치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현대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제 필수적인 연구법이 되어 있습니다.
언젠가 '요코의 기억'
이라는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사람들의 기억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합니다. 실제 한 사건을 목격하는 당시에 가졌던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건에 대한 배경 상황을 알게 되고 또 관련된 다른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서서히 한 개인의 머리 속에서
변해가지요. 그리고 그것은 어떤 경우 자신이 최초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기억을 머리 속에 심어 줍니다. 물론 서서히
이루어진 이런 기억의 변형을 본인은 인지하기는 힘듭니다. 이것 때문에 문서 자료를 강조하는 역사가들은 개인의 구술 증언은
사료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불완전한 인간의 기억을 토대로 역사를 서술한다는 것은 너무 많은 오류를 생산해 낼
위험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
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구술사는 바로 역사 서술의 원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가들이 역사의 아버지라 말하는 헤로도투스는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역사(Historia)' 를 저술 했습니다. 그리고 문자가 등장하기 전에는 물론이고 문자가
등장한 이후에도 여전히 글을 읽지 못 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던 역사는 바로 마을의 노인들이 들려주던 옛날 이야기였습니다. 마을의
젊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동네의 전설과 조상들에 관한 이야기를 구수하게 전해주던 노인들은 바로 마을의 역사가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다시 대를 이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마을의 역사가 되었던 것이지요.
일
부 역사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개인의 증언이라는 것이 너무 주관적이고 전체 사건 중 한 개인이 경험한 작은 일부분만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역사 서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일견 타당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서 자료가
증언보다 상대적으로 더 객관적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일입니다. 개인의 일기나 편지는 말할 것도 없고 공식 문서의 기록조차도 한
사건에 대해 일어난 모든 일들을 전해 주지는 않고 있으며 기록을 남긴 사람의 생각과 상황에 따라 왜곡된 기록이 나올 수도
있으므로 이것들 역시 매우 조심해서 읽고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100% 그 내용을 그대로 믿기에는 문서 자료
역시 많은 허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개인이 말로 하는 증언이나 문서나 결국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기는마찬가지
입니다.
그
래서 구술사 연구 방법을 이용해서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한 개인을 인터뷰할 때 매우 오랫 동안 준비합니다. 인터뷰 대상과 그
사람이 경험한 사건들 그리고 인터뷰 중에 할 질문들에 대해 미리 많은 준비를 하고 인터뷰 대상을 만납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한
후 최종적으로 그것을 연구 논문이나 책에 실을 때에는 증언 내용을 문서 자료나 또 다른 증언 자료에 비추어 다시 몇 번이나
검증합니다. 개인의 증언이 가진 주관성을 배제하고 그 증언 속의 사실들을 전체적인 맥락 안에 삽입하기 위한 노력들이지요.
이
렇게 이야기하고 보니 구술사가 상당히 엄격하고 어려운 것처럼 생각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구술사 인터뷰'라고 하면 뭔가
거창할 것 같기도 하지요.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사람들이 제대로 하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런 전문가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우리 주위에서 사라지고 있는 기억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가족
내에서라도 이런 식으로 옛어른들의 기억을 정리하고 보관해 놓다보면 그것들이 모여서 나중에는 중요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몇 편에 걸쳐서 역사를 가족 내에서 할 수 있는 구술사 인터뷰에 대해서 포스팅을 해
볼까 합니다. 인터뷰와 관련된기술적인 사항, 인터뷰의 과정, 인터뷰에서 할 수 있는 질문의 예,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녹음된
인터뷰 자료의 보존과 활용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구술사-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2)-인터뷰 전
이제 본격적인 구술사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전 포스팅을
읽으시고 혹시 "구술사는 제대로 훈련받은 사람들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 이지 아무나 제멋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그렇게 전문적인 훈련을 받을만한
시간이 없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 상황이 나아지고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이 구술사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반면에 소중한 과거의 기억을 가진 분들은 그 기억들을 고스란히 가슴에 묻어둔 채 세상을 떠나고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이 분들의 기억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작업을 시작하는 일이 급합니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이 블로그를
통해 보통 사람들의 역사를 보존하는데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우선 자신과 가까운 주위에서부터라도 구술사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짧은 가이드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구
술사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기억을 말로서 증언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작업입니다. 이 과정에서 따로 녹음을 하지 않고
질문자가 증언 내용을 그대로 받아적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증언의 내용을 녹음하거나 비디오 카메라로 녹화하기도 합니다.
이 일은 물론 증언하는 사람의 경험과 기억을 기록하는 작업이지만 실제 구술사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낸 기록은 증언자와 질문자가 같이 만들어낸 공동 작품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질문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증언자의 답이 달라질 수 있기때문입니다.
분
명 이 작업은 누군가를 심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발적으로 말하는 과거의 경험과 기억을 기록하는 일입니다만 때때로
질문자가 어떤 질문을 하는가에 따라서 증언자가 잊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 날 때도 있고 또 증언자가 중요하게 생각한 기억이
언급되지 않고 그냥 넘어가 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구술사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가능한한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충분한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늘 융통성 있게 대처할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습니다. 사실 바로 그러한 것 때문에 구술사가 매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술사를 이용해서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인터뷰하는 일이 마치 아카이브에서 오래된 문서들을 찾는 일과도 비슷하지요.
이
포스팅에서는 미국의 대학이나 각 종 단체에서 이용되는 표준적인 구술사 가이드들이 제시하는 안내와 제가 개인적으로 구술사 작업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비전문가가 주위의 가족이나 친척 혹은 이웃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구술사 작업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말하는 내용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일종의 가이드 라인이지 반드시 이렇게 해야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서론이 길었군요.^^
인터뷰 전 작업-장비
구술사를 통해 증언을 기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인터뷰를 녹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해서 인터뷰의 전과정을 녹화하기도 하는데 아래에는 장비와 관련한 몇 가지 사항을 적어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명심할 사항은 디지털 녹음기이든 카세트 녹음기이든 본인이 가장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장비를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는 인터뷰에만 신경을 써야합니다. 장비 때문에 인터뷰에 지장을 받는다면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잘못되면 인터뷰를 다시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경우에는 다시 인터뷰를 하기도 전에 증언자가
세상을 떠나시거나 더 이상인터뷰가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연세가 높으신 분들을 인터뷰 할 때에는 이것이 마지막 인터뷰라는 생각을 하고 최대한 인터뷰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장비, 그리고 자신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비가 중요합니다.
녹음을 할 수 있는 장치는 다양합니다만 가능하다면 외장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는 녹음 장치를 사용하십시오.
흔히 보는 마이크로 카세트 녹음기를 사용하면 쉬우리라 생각하시겠지만 내장된 마이크의 성능도 문제이고 그렇게 녹음된 인터뷰를
제대로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시 다른 매채로 옮겨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마이크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반드시
고성능의 마이크를 사용해야 할 필요는없습니다. 잡음 없이 증언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 줄 수 있을 정도면 되는데 가능하다면 예산이 허락하는한 가장 좋은 성능의 마이크를 준비하십시오. 만일 마이크를 부담스러워하는 증언자가 있다면 옷에 부착할수 있는 소형의 라펠 마이크과 같은 것을 사용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대신 동일한 성능의 일반 마이크와 라펠 마이크를 비교할 경우 가격 면에서는 라펠 마이크가 훨씬 비쌉니다.
일반 마이크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스탠드를 사용하십시오.
한 시간 정도의 인터뷰 동안 마이크를 손으로 들고 있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손의 움직임에 따라 녹음 음질이
달라지기도 하고 손을 움직이는 소리와 같은 잡음이 섞이기도 합니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스탠드가 있으면 증언자의 자세에 무관하게
균일한 음질의 녹음을 할 수 있습니다.카세트 녹음기를 사용하시는 경우 카세트 테이프는 60분용 HQ(High-quality) 테이프를 추천합니다. 경우에 따라 90분용도 가능합니다만 90분 이상 장시간 녹음이 가능한 테이프는 사용하지 마십시오. 녹음 시간이 긴 카세트 테이프는 그 만큼 카세트 테이프의 두께가 얇아지기 때문에 녹음 이후는 물론 녹음 도중에도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카세트 테이프의 앞 뒤면을 나사로 조립한 테이프를 선택하십시오. 그래야 나중에 테이프에 물리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 테이프를 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문제가 있는 부분을 잘라내고 다시 이을 수도 있지요.
카세트 녹음기는 최근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만 예전에 집에서 사용하시던 것이 있으시면 그대로 사용하셔도 좋겠지요. 대신 가능하다면 녹음 상태를 모니터 할 수 있는 미터가 달린 제품이 좋습니다. 그리고 테이프 카운터가
달린 제품이 인터뷰 후 작업을 할 때유리합니다. 아래에 있는 사진은 구술사 연구자들 사이에서 표준적인 카세트 녹음기로 아직까지
이용되고 있는 마란즈(Marantz) 사의 제품입니다. 녹음 레벨을 알 수 있는 미터가 전 면에 있고 바로 위 상단에는 테이프
카운터가 달려있습니다.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디지털 녹음 장치를
고려해 보십시오. 최근 구술사 작업을 하시는 분들의 추세는 녹음한 인터뷰를 디지털화하거나 아예 디지털 장치로 녹음을 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이 녹음 자료의 활용도를 높여 주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집 안의 어르신을 인터뷰한 후 CD나
DVD로만들어 멀리 사는 친척들에에 나누어 준다면 구술사 작업이 훨씬 더 가치있는 일이 될 겁니다.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녹음
과정에서부터 디지털 방식을 택하는 것이 일을 쉽게 만들어 주지요. 물론 아날로그 장비에 비해 아직은 고가입니다만 점점 가격이
낮아지고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소형의 디지털 보이스 레코더와 같은 장치는 피하십시오. 이 장치들에 내장된 마이크의 성능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장치들은 녹음한 소리를 압축한 상태 보관하기 때문에 그만큼 문제가 생길 확률도 높습니다. 최근 컴퓨터를 이용해서 녹음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컴퓨터에 달린 사운드 카드에는 마이크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있고 윈도우에 포함된 녹음 소프트웨어나 Audacity
같은 무료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컴퓨터를 녹음기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이용해서 바로 CD를
만들 수도 있지요. 그런데 사운드 카드의 종류에 따라 녹음 음질에 차이가 많습니다. 그리고 종종 컴퓨터 내의 팬이 돌아가는
소리나 하드 디스크 돌아가는 소리가 녹음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일 인터뷰 도중에 컴퓨터에 에러가 생길 경우 그 이전에
인터뷰한 내용이 모두 사라지는 사고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를 이용하실 경우는 이런 점들을 고려하십시오.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해서 인터뷰를 촬영하
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그 대신 비디오를 이용할 경우 추가적으로 다른 장비가 필요하고 또 카메라를 다룰 보조자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녹음기에 비해 증언자가 불편해 할 수도 있구요. 비디오를 이용하는 경우에라도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비디오 촬영과 동시에 음성도 녹음이 되기는 하지만 가능하다면 다른 녹음기를 이용해서 음성 녹음을 따로 하는 것도 고려해 보십시오. 기록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중복이 그리 나쁜 것 만은 아닙니다.
장비가 준비되었으면 미리 장비의 동작을 테스트하고 사용법을 충분히 익히셔서 볼륨의 크기라던가 마이크와의 거리 등 가장 최적의 상태를 미리 파악하십시오. 앞서 이야기했지만 장비 문제로 인터뷰에 지장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인터뷰 전에 만약을 대비해 미리 예비 배터리나 예비 카세트 테잎 등을 준비하십시오. 직접 전기를 연결할 수 있는 장소에서 인터뷰를 한다고 하더라도 정전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하는 인터뷰가 마지막 인터뷰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준비하십시오.
인터뷰 전 작업-인터뷰 대상과의 관계 맺기
구술사 인터뷰를 위해서는 증언자 역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증언을 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말이 기록으로 남고 후손들이 두고두고 듣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증언자 본인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기 전에 미리 증언자과 접촉하여 인터뷰 허락을 받고 본격적인 인터뷰를 위한 일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자기 들이닥쳐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것이 아니라 미리 이야기하고 증언자의 허락을 얻음으로써 증언자가 인터뷰를 준비할 시간을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질문할 내용 뿐만 아니라 인터뷰 과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녹음기로 녹음을 하겠다라던가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는 것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증언자가 가장 편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족끼리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느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대답할 사람에게 미리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훨씬 더 신중하게 인터뷰에 임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증언자의 기억을 되살릴 시간을 줄 수도 있지요.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절대 증언자의 동의 없이 몰래 녹음하거나 촬영하지 마십시오.

인터뷰의 장소도 중요한데 증언자가 가장 편안하게 느낄 수 있고 녹음이나 촬영을 위한 방해 요소가 없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다방이나 식당 혹은 철도나 공항에 가까운 장소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에어컨이나
대형 냉장고, 세탁기, 환풍기 등도 많은 소음을 일으킵니다. 그냥 귀로 듣기에는 별 것 아닌것 같지만 실제 녹음 후에 들어보면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마치 공장 돌아가는 소리 같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곳을 피하십시오. 정 피할 수 없으면 증언자와
마이크의 위치를 조절하여 최대한 잡음을 줄이십시오. 나중에 녹음한 내용을 들을 때 한 시간 내내 냉장고나 에어컨 소리를 듣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일입니다.
애완 동물이 있는 경우도 인터뷰 동안은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에도 개가 짖어 대는 통에 녹음하기가 아주 힘든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짖지 않더라도 녹음
장비 근처에 어슬렁거리다가 선을 물어뜯기도 하지요. 녹음하는 사람을 물어뜯는 경우도 봤습니다만. ^^ 이와 비슷한 경우로서 어린
아기들도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처하십시오.
무엇보다도 증언자의 기억과 경험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만 가능하다면 좋은 음질과 화질로 기록하는 것이 나중에 보고 듣는
사람들에게도 좋고 인터뷰 후에 작업을 하는데도 좋습니다. 그리고 다른 목적으로 그 자료들을 이용할 때에도 유리합니다.
인터뷰 전 작업-배경조사
일정이 결정되면 질문을 할 사람은 증언자에 대해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파악해야 합니다.
가족끼리 서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예를 들어 내가 알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은 아버지로서의 모습이지 그 분의 어린 시절에 어떠했는지는 잘 알지 못 합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구술사 인터뷰를 하는
것이지만 인터뷰 전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증언자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들어놓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다음 글에서 다시
한 번 이야기 하겠습니다만 증언하실 분이 태어난 이후의 일반적인 역사와 그 분이 기억하고 있을 만한 중요한 사건들, 가족 내의 사건이나 국가적인 혹은 세계적인 사건에 대해 가능한한 많이 파악하고 인터뷰에 임하십시오. 이런 작업을 통해 혹시라도 증언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일들을 일깨울 수도 있고 증언자가 하는 말들을 훨씬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다음 포스팅에서는 본격적인 인터뷰 과정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 이 글에서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http://www.audiotrak.co.kr/esi/php/pinmic.php
http://www.mikemall.com/
http://docsouth.unc.edu
http://www.minidisco.com
http://www.lib.usf.edu/public/index.cfm?Pg=OralHistories
http://idahohistory.net/oralhistory_projects.html
구술사-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3)-인터뷰
이
제 구술사 인터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인터뷰는 말 그대로 증언자를 만나서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 과정인데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 그리고 미리 생각해야 할 점을 몇가지 적어 봅니다. 그리고 가족 내에서 구술사 인터뷰를 할 때 하면
좋을 것 같은 질문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질문자는 증언자의 말을 잘 들어주는 좋은 청취자(Good Listener) 가 되어야 합니다.
질문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증언자의 말을 잘 들음으로서 증언자가 더욱더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통해 질문자와 증언자 사이에서 신뢰 관계가 생기게 됩니다. 아울러 증언 내용을 잘 듣다 보면 그
속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질문거리를 발견할 수도 있고 그 증언을 토대로 더 깊은 내용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증언자와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증언자의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증언을
듣는 동안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증언자의 얼굴을 보고 눈을 맞추는 것, 혹은 "아! 예. 그랬군요." "
흥미롭습니다." 등등의 말로 증언 내용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정말 증언자가 하는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괜찮겠지만만일 의식적으로 이와 같은 반응을 보여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신중하게 하십시오.
예를 들어 증언자가 열심히 이야기 하고 있는 도중에 뜬금없이 "아 그렇군요." 하고 건성으로 응대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킵니다. 적절한 때를 골라서 증언자의 말에 동의한다는의미의 말이나 몸짓 혹은 손짓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메모장을 앞에 놓고 중요한 단어가 나오면 적어 놓거나 증언내용에서 생각나는 추가적인 질문 사항을 다시 적어두는 것은
나중에 질문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증언자가 말하고 있는 내용을 신중하게 듣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주의하실 것 중의 한 가지는 증언자가 하는 대답에 호응을 하되 그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는 기색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 예, 저도 그 이야기 들었습니다." 라고 하면 이미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에게 증언자가 다시 이야기할 이유는
없어지지요. 설사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듣다 보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약간은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증언자와 질문자가 서로 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 그리고 서로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이야기에 대해서조차 처음 듣는 듯한 반응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구
술사 인터뷰를 처음 할 때에는 정말 떨립니다. 녹음기 앞에서 질문을 받는 사람도 긴장이 되지만 질문을 하는 사람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물어볼 내용을 생각하랴, 녹음 장비 챙기랴, 그 와중에서 혹시 증언자가 불편해 하지 않는지
신경을 쓰다 보면 정말 긴장됩니다. 제가 처음 구술사 인터뷰를 했을 때 녹음한 것을 지금 들어보면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들립니다. 처음 인터뷰인데다가 영어로 해야 하는 인터뷰였으니 더 떨렸지요. 다행히 대답을 해 주시는 분이 너무
친절하셨고 또 할 이야기가 많은 분이셨기 때문에 쉽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만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진땀이 흐릅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과 함께 미리 인터뷰 연습을 해 보십시오.
물론 가족을 상대로 인터뷰 할 때에는 상대적으로 긴장이 덜 할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집안의 큰 어른을 상대로 인터뷰하는 것이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연습을 통해 인터뷰 장비에 더욱 익숙해 질 수 있고 인터뷰에 가장 좋은 상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전에 미리 질문할 내용을 준비하십시오. 하지만 질문지를 미리 만들어간다던가 인터뷰를 할 때, 준비해 간 질문 내용을 그대로 읽는 일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인터뷰가 너무 딱딱해지고 공식적인 것으로 변해서 증언자가 편안한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풀어내는 증언을 듣기가
힘들어 집니다. 질문할 내용을 대충 분야 별로 미리 준비하고 메모를 가져가되 인터뷰 시에는 상황에 맞게 질문 내용이나 질문하는
방식을 바꾸는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터뷰를 시작할 때 사용할 한 가지 질문 정도는 확실하게
만들어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슨 질문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얼굴만 마주보고 멍하니 있는 것 보다는 확실한 질문을 한 가지
던짐으로서 증언자가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하고 증언자가 하는 이야기를 토대로 해서 추가적인 질문을 엮어 나가면 훨씬
자연스럽지요. 그리고 질문할 분야가 몇 가지 있다면 화제를 바꾸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질문을 시작할 때 사용할 질문을 한 가지씩
준비해 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를 녹음할 때에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먼저 인터뷰에 대한 소개(Introduction)를 테이프의 시작 부분에 간단하게 녹음하십시오. 이 소개에는 인터뷰를 하는 날짜와 시간, 장소 그리고 인터뷰에서 질문하는 사람과 증언자의 이름, 예상되는 인터뷰 내용 등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식이지요.
" 2007년 10월 9일 오후 3시, 저 홍길동은 할어버니 판 자 서 자 어른을 모시고 할아버지께서 살아오신 지난 날에 대해 인터뷰합니다. 인터뷰 장소는 할아버지 댁 사랑방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혹시 녹음한 테이프가 아무런 관련 자료없이 따로 돌아다니더라도 그것을 듣는 사람들은 누가 질문을 하고 누가
증언을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녹화할때에도 마찬가지로 질문자가 이렇게 인터뷰에 대한 소개를 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인터뷰 시작 후 최초의 질문은 증언자의 인적 사항을 묻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한 번
증언하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기록해 놓는 것이지요.
질문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할 수 있지만 가능하다면 "열린 질문(Open Ended)"을 하십시오. 열린 질문을 한다는 것은'예' '아니오' 혹은 짧은 답이 나오는 질문이 아니라 좀더 폭 넓고 깊은 대답이 나오도록 하는 질문을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학교 시절 친구들과 사이가 좋으셨습니까? "라는 질문이 아니라 "학교 시절 친구들과 사이는 어떠셨는지 좀 말씀해 주십시오."
라고 하던가
"중학교 시절 교복은 무슨 색깔이었습니까?" 가 아니라 " 중학교 시절 교복에 대해 좀 말씀해 주시지요."
라
고 하는 식의 질문을 말합니다. 두 가지 종류의 질문을 비교해 보면 어떤 대답이 나올지 확연한 아시겠지요.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짧은 답을 요구하는 질문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셨을 때가 몇 년도였지요?"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미리 대답을유도하거나 대답의 범위를 제한하는 질문은 하지 마십시오.
"전쟁 중에 참 힘드셨을텐데요, 전쟁 때 이야기를 좀 해주시지요."
라고 질문하면 증언자는 힘들었던 이야기만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미리 전제를 하지 말고 그냥
"전쟁 때 이야기를 좀 들려주십시오."
라고 질문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다양한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질문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질문자와 증언자 사이에서 관계가 형성된 이후에 하십시오.
일제 식민지와 한국 전쟁 그리고 그 후의 많은 비극적인 사건들을 겪은 우리 한국의 현대사를 경험하신 분들에게 정치와 연관된
이야기는 아직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 중 있었던 비극적인 이야기들은 아직까지도 그 분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을 수 있고 또 감추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족 중의 일원이 질문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이야기들을 쉽게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족들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못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융통성을 가지고 상식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맞습니다. 반드시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질문은 한 번에 한 가지 씩만 하시고 증언자의 대답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질문자의 입으로 다시 한 번 되풀이 하여 그것이 맞는지 확인을 하십시오. 예를 들면
"그러니까 좀 전에 하신 말씀은 비록 일본군에 징집되어 고향을 떠났지만 채 한국을 떠나기도 전에 해방이 되었다는 말씀이지요? "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질문과 답변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이사이에 약간의 침묵 시간을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답변을 재촉하지 마시고 질문을 하셨거든 증언자가 답변을 할 때까지 잠시 기다리십시오. 그렇게 침묵하는 동안 증언자는 찬찬히
자신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답변을 들었다고 해서 바로 다음 질문을 하지 마시고 잠시 시간을 두십시오. 이 시간에
질문자는 증언자의 답변 내용을 다시 생각하면서 추가적인 질문 거리를 찾을 수도 있고 증언자 역시 혹시 빠트린 내용이 없는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질문자가 증언자의 답변을 듣고 잠시 침묵하는 것은 그 답변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준비는 철저하게 하되 융통성을 가지고 인터뷰에 임하십시오.
때때로 증언자는 질문자가 알고 싶은 이야기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끊어버리고
자신의 계획대로 질문을 하다보면 인터뷰가 마치 심문처럼 되어 버립니다. 결코 그래서는 안됩니다. 구술사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지는
기록들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증언자와 질문자의 공동 작품입니다. 따라서 가능한한 증언자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발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인터뷰 시간은 한 번에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가 적당합니다.녹
음 장비도 고려 사항이 되겠지만 한 시간 반 이상 길어지면 질문자나 증언자 모두 집중력이 떨어지고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은
피곤해지실 수도 있습니다. 만일 모든 이야기를 그 시간 내에 끝내지 못했다면 다른 일정을 잡아서 다시 인터뷰 하는 것도
고려해보십시오.
녹음을 하는 경우 시각적인 정보는 듣는 것만으로도 청취자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대답을 유도하십시오. 예를 들어
"그 때 친구 녀석의 키가 나보다 요만큼 더 컸지."
라고 하면서 손으로 대충 키 차이를 보여줄 때, 이것만 녹음을 하면나중에 인터뷰 현장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이 들을때는 '요만큼'이 얼마만큼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럴 때는
" 한 10 센티쯤 차이가 났다는 말씀이지요?"
라
고 확인 질문을 하여 녹음 내용만 듣는 사람들에게도 제대로 정보가 전달되도록 해야 합니다.녹화하는 경우에라도 길이나 넓이 같은
시작적인 정보들은 가능하다면 정확한 수치나 색깔 혹은 모양으로 언급이 되도록 질문을 하셔야 합니다.
질문할 내용에 대한 대답을 다 듣고 인터뷰가 끝난 것 같더라도 바로 끝을 내지 말고 가벼운 대화를 이어가며 증언자가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어 보십시오.
종종 인터뷰 중에는 미처 이야기 하지 못 했던 것을 나중에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공식적인 인터뷰가 일단은 끝났다는
안도감에서 새로운 시각의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그것이 의외로 중요한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녹음기를
멈추었다면 양해를 구하고 다시 녹음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으십시오.
이
외에도인터뷰 과정에서 생각해야 할 것들을 많이 있습니다만 미처 이야기 드리지 못 하는 내용은 이 시리즈 말미에 소개해 드릴
책이나 웹싸이트들을 참고하십시오. 아래에는 가족이나 친척들을 대상으로 하는 구술사 인터뷰에서 하면 좋을 질문들을 분야별로 몇
가지 뽑아봤습니다. 그저 참고로 보십시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각자의 가족 상황에 맞는 질문들을 만들어 보십시오. 저는 일단
주제별로묶어 봤읍니다만 이것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취향일 뿐입니다. 아래에 나열된 질문들을 시간이 흐르는 순으로 묶어 볼
수도있겠지요. 그리고 질문자가 알고자 하는 내용에 따라 할 수있는 질문은 무한대로 많습니다.
개인에 관한 질문들
탄
생과 고향에 관한 질문, 이름과 어린 시절의 기억, 어린 시절의 놀이나 장난감은 무엇이었는지, 옷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음식은
무엇을 먹었는지, 학교 시절의 기억, 공부한 학교는 어디인지? 어떤 과목을 좋았했는지, 선생님과 학교 건물을 비롯한 교육환경은
어떠했는지,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직장과 일에 관한 질문들, 남자의 경우라면 군대에 관한 기억, 취직 과정, 직장에서의
승진이나 이직 등에 관한 질문)
가족에 관한 질문들
증
언자의 부모 혹은 조부모에 관한 기억, 형제, 자매, 그리고 부모에 대한 기억, 어린 시절의 가족 생활, 배우자를 만나고 결혼한
과정, 결혼식은 어떠했는지, 신혼 살림은 어떠했는지, 자녀의 출산에 관한 기억, 가족에게 일어난 특별한 사건이 있다면 그것에
관한 질문들.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과 관련된 질문들
젊
은 시절의 유행은, 당시 젊은이들이 즐겨하던 놀이, 즐겨듣던 음악, 즐겨 입던 옷은 어떠했는지, 일제 시대를 기억하시는분들이라면
당시의 사회 모습, 한국 전쟁과 전쟁 후의 사회 모습, 6,70년대 국내에서 나타난 사회적인 변화에 대한 기억(새마을 운동,
근대화, 남북간의 긴장과 화해 분위기 등등 )
역사적인 사건과 관련된 질문들
이
주제에 속하는 질문으로는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증언자의 위치, 관련된 경험, 느낌 등이 질문이 포함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위에서 말씀 드린 것 처럼 주의를 기울여서 질문해야 할 부분입니다. 의외로 증언자의 상처를 건드릴 수도 있고 아직까지
민감하게 생각하는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억들도 기록을 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큰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묻힐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존되겠지요.
다음 글에서는 인터뷰 이후에 해야할 작업에 대해 말씀드리고 이 구술사 기록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 이 글에서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http://www.westbatonrougemuseum.com/volunteeropportunities.htm
http://www.lib.berkeley.edu/give/historyroom/panel6a.html
http://www.freespirit.com/files/IMAGE/COVER/LARGE/Good-Listener-Poster.jpg
구술사-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4)-인터뷰 후 & 활용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인터뷰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일입니다.
먼저 카세트 테이프에 라벨을 붙이고 녹음한 인터뷰와 관련된 정보를 적어 놓으십시오. 날짜와 인터뷰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놓아야 합니다. 한 사람만 인터뷰 했기 때문이 굳이 라벨을 붙이지 않아도 헷갈릴 일이 없다고 생각하실런지도 모르겠지만 의외의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저 버릇처럼 라벨부터 먼저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녹음하기 전에 미리 관련된 사항을 적은 라벨을
카세트 테이프에 붙여 놓고 시작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녹음 도중에 생긴 변동 사항은 반드시 나중에
기록해 놓아야 합니다.

라벨을 붙였으면 녹음 방지 탭을 제거하여 실수로 녹음한 내용이 지워지는 것을 막으십시오. 비디오 테이프로 녹화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나서 가능한한 빨리 복사본을 만들어 놓고 원본은 따로 보관하십시오. 이와 함께 인터뷰 후에 질문자는 현장 노트(Field Note)를 작성하여 인터뷰에 관한 기타 사항을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이 현장 노트에는 인터뷰 날짜와 시간, 장소, 그리고 인터뷰 참가자를 기록하는 것 이 외에도 인터뷰의 분위기라던가 증언자의
태도나 주위 환경 등 나중에 인터뷰 현장에 없었던 사람이 연구나 기타의 목적으로 인터뷰 내용을 듣거나 녹취록을 작성할 때 도움이
될만한 모든 정보를 포함시키십시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인터뷰 전체 내용을 문서로 옮긴 녹취록도
만들어 두십시오. 이렇게 해 두면 녹음한 자료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종이에 인쇄된 기록은 남습니다. 그리고 컴퓨터에 텍스트 파일로
녹취록을 저장하게 되면 검색도쉬워집니다. 인터뷰 내용 중에서 특정한 부분만을 골라서 듣거나 읽어 보는 것이 가능해지지요. 그런데
녹취록을 만드는 것은 의외로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입니다. 원래 인터뷰 시간의 최소 서너배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인터뷰
전체를 녹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시간 별로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는 초록을
만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녹취록과 초록 두 가지를 다 만들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요.) 초록을 만들 때 테이프 카운터가
달린 녹음기를 이용하신다면 테이프를 시작을 000 으로 잡고 그것을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작성할 수 있습니다.
000-089 ; 인터뷰 소개
090-150 ; 고향과 부모님에 대한 기억.
151-212 ; 초등학교 시절 일본인 교사에 대한 기억과 창씨 개명에 얽힌 이야기
213-288 ; 해방 직후 서울 거리의 분위기
카운터가 없는 경우는 경과 시간을 대신 적을 수도 있지요. 이렇게 해 놓으면 녹취록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내용을 빨리 찾아 볼 수 있고 인터뷰 전체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터뷰와 관련된 자료 외에도 만일 그 인터뷰가 공식적인 아카이브에 보관이 되거나 다른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증언자로부터 인터뷰 공개 동의서(Release Form)에 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인터뷰 내용이 가족 내에서만 이용될 경우 이 절차가 생략될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이러한 동의서를 받아 두는 것이 미래를 위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설명해 드릴 구술사 자료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러한 문서상의 절차를 제대로 마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법
적으로 정해진 공개 동의서의 형식은없습니다. 말 그대로 인터뷰 내용을 공개해도 좋다고 증언자가 동의하는 서류이니 증언자의 의사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동의서에는 인터뷰에 참가한 사람과 인터뷰가 이루어진 과정을 명시하고 인터뷰
내용을 학문적인 목적이나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것,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될 때에는 증언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 등의 내용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증언자에 따라 자신의 사후에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라는 조건을 다는 경우도 있고
그 외에도 상황에 따라 다양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사항은 다음 글에서 소개해 드릴 참고 자료를 보십시오.)
드물기는 하지만 증언자가 인터뷰 내용의 공개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명심할 사항은 증언자가 공개를 원하지 않으면 어떤 경우에도 인터뷰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럴러면 뭐 하려 인터뷰를 했나 싶겠지만 제가 경험한 사례 중에는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증언자가 인터뷰 내용의 공개를 원하지
않았던 경우가 있습니다. 황당하기는 했지만 일단은 증언자의 의사에 따라야 했지요. 하지만 증언 내용 중에는 당시 제가 하고 있던
작업에 꼭 필요한, 정말 중요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증언자를 끈질기게 설득했습니다. 결국 공개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증언자의 의사입니다. 절대 증언자가 동의하지 않은 내용을 함부로 공개해서는 않됩니다.
이
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생산된 구술사 자료들을 어떻게 이용할 수있을까요? 그냥 평범하게 세상을 살아온 보통 사람의 기록이라고 큰
역사적인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실런지는 모르겠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 속에는 문서로 기록되어 있지 않은 당시 사회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주의 깊게 그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그 속에서 역사학 뿐만 아니라 사회학, 인류학, 문학, 언어학 등 여러
분야의 학문적인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구술사 자료가 대량으로 수집이 된다면 그 속에서 한 시대의 사회를 관통하는 일정한 패턴이 관찰되기도
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미래를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구술사 자료들은 위에서와 같은 학문적인 목적 외에도 문학 작품이나 연극 혹은 영화 같은 예술 작품을 위한 원자료가 될 수도 있고 그것들을 위한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구술사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시작하며 소개해 드렸던 켄번즈와
같은 다큐먼타리 작가들의 손을 거치면 훌륭한 역사 다큐먼터리의 일부가 되기도 하지요. 이 외에도 구술사 인터뷰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은 많은데요, 제가 본 것중에서 가장 창조적으로 구술사 인터뷰를 이용한 것은 구술사 인터뷰를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캐나다의 한 음악인이 만든 작품인데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로부터 지난 몇 십년간 농촌에서 있었던 각 종의
변화에 대해 인터뷰 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The Changes in Farming" 이라는 약 15분 정도의 다큐먼타리인데 한 번 들어보시면 작가의 창의력에 놀라실 겁니다. (링크된 파일은 리얼 오디오 파일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구술사 자료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제대로 수집, 보존하고 관리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합니다. 비
록 인터뷰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했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관리하고 정리하여 보존하는 일에는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프로젝트는 어떨까요?
지
금 국내에는 비록 적은 수이지만 학계에서 구술사를 활발하게 연구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구술사 연구
방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퍼뜨리는겁니다. 구술사 자료를 해석하고 제대로 이용하기 위한 방법론도 물론 전문적으로 교육되어야 하겠지만
우선은 구술 자료들을 수집하는방법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지요. 녹음 방법과 질문하는 요령 등은 우선 쉽게 교육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여름 방학과 같은 기간을 이용해 전국의 각급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계시는 선생님들을 모아 놓고
구술사 인터뷰 방법을 강의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들은 각자의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에게 그것을 강의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가족이나 친척 혹은 이웃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술사 인터뷰를 하게 한는 것이지요. 수행 평가든지 숙제 든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겠지요.
이
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구술사 자료들은 일단 각 지방 별로 구술사 아카이브를 만들거나 아니면 기존에 있는 행정 기관이나 대학의
아카이브 등을 통해 수집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전국에서 수집된 자료들을 최종적으로 보존, 정리하고 인터넷이나 기타 매체를
통해 공개하는 기관을 중앙에 만드는 거지요. 제대로 된 인터뷰 초록이나 녹취록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고 그것을 누구나 볼 수
있다면 잊혀져가는 우리의 현대사가 한층 더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까요? 물론 공개를 원하는 자료만 공개해야지요. 아울러
중앙과 각 지방의 아카이브들은 이 자료들을 제대로 보존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 영구히 보존하는데 힘을 기울이면서 자체적으로도
연구 인력을 동원하여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구술사 자료를 수집하는 작업을 진행해야겠지요. 그리고 한 편으로는 이용자들이 이
구술사 자료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장치를 만드는 겁니다. 가능할까요?
이
작업과 같이 진행되어야 할 일은 구술사와 관련된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일인데 제대로 된 구술사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렇게 모인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할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자료들을 제대로 정리하고 보존하는 전문가들이 모두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니 빨리 시작해야 할일이지요. 벌써 늦었습니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척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의
생애사와 관련된 구술 인터뷰와 함께 국가 차원에서 특정한 주제와 관련된 구술사 자료를 전국적으로 수집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6.25나 4.19 혹은 기타 역사적인 사건이나 주제와 관련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문서에 기록되지 않는 그들의 기억을
수집하는 일도 시급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국
가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이런 작업들은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모습을 제대로 기록하고 보존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가족이나 친척을 대상으로 한 구술사 인터뷰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문자 기록에서 빠진 이야기들을 보충해주고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후대에 남기는 중요한 역사적인 자료가 될 수있다는 것 이외에도 가족 내에서 이루어지는 구술사는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아울러 증언자와 질문자 모두 자기 자신들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도있습니다.
근엄하기만한 것 처럼 보이는 집안의 어른들에게도 찬란한 젊은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에 그 분들도 지금과 환경만 달랐을 뿐이지
젊은이로서의 열정과 고민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훨씬 더 그 분들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과거를
이야기한 그 분들 역시 그 과정을 통해 자신들의 젊은 시절을 돌아보게 되고 그것을 지금의 젊은이들과 비교하게 되면서 결국 지금의
젊은이들을 훨씬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복
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구요. 집안의 어른들을 한 번 찾아보십시오. 간단한 마이크와 녹음기를 가지고 질문할 거리를 생각한 후에 그
분들을 찾아가서 그 분들의 기억 속에 있는 옛날 이야기를 기록해 보십시오. 이름만 나열되어 있는 족보보다도 훨씬 의미있는
기록들을 후대에 남기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 분들이 살았던 그 시절 우리 사회는 어땠는지, 그 분들의
10대 혹은 20대는 어떠했는지? 그 때 그 분들은 무슨 고민을 했었고 어떤 즐거움을 가졌었는지? 그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단순히 호기심만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
래에는 제가 발견한 동영상을 한 편 올려봅니다. 전문가가 만든 작품은 아닌것 같은데요. 할아버지를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오래된
사진과 함께 일종의 다큐먼타리 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요즘의 컴퓨터로 그리 어렵지 않게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이렇게 만든 작품을 멀리 있는 친척이나 가족들과 나누고 또 대대로 집안에서 보존한다면 어떨까요? 가족의 의미가 훨씬 더 가까이
와닿고 면면히 이어지는 시간 속에 존재하는 자신이 느껴지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구술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있는
국내 외의 책과 웹싸이트 등을 다음 글에서 소개하겠습니다.
* 이 글에서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입니다.http://coph.fullerton.edu/stuForm.asp
http://aabc.bc.ca/aabc/msa/10_sound_recordings_and_oral_his.htm
구술사-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5)-참고자료
구술사 시리즈의 마지막 글로서 아래에는 국내,외에서 출판된 구술사와 관련된 책 및 인터넷 웹싸이트의 목록입니다. 참고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본
격적으로 구술사를 이용한 연구를 하고 계시는 두 연구자가 제대로 된 구술사 방법론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미국에
있다보니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목차를 보니 해외의 구술사 연구 동향을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구술사 연구의 각
단계별로차근차근 설명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는 녹취록이나 공개 동의서 양식 등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도움이되는 자료들이 실려 있습니다. 이 책에서 지은이들은 "사람을 만나서 과거의 이야기를 듣는 정도가 구술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구술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구술사는 그렇게 쉽고 간단한 작업은 아니라고 필자들의 오랜
경험이 말해 주고 있다. 기록에 바탕을 둔 역사 공부 못지않게 전문적인 방법론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말씀처럼 구술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쉬운 작업은 아니지요. 그렇다고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어려운
작업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잊혀져가는 우리 현대사의 기억을 보존한다는 의미에서 시급하게
진행되어야 할 일이기도 하지요.
한
국구술사연구회에서 펴낸 이 책은 구술사와 구술사료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으로 시작하여 1부에서는 구술사에 대한 방법론과 활용법
등을 설명하고 있고 2부에서는 구술사 연구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최초 대테러경호부대에서 개발된 특공무술의 진실을 찾아서"
나 " 재미한인 역사 만들기" 와 같은 사례 연구에서 구술사가 실제연구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구술사연구회의 홈페이지의 자료실에 가시면 국내에서 출판된 구술사 관련 자료 목록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도
널드 리치의 책은 비록 영어책이지만 구술사 전반에 관한 내용을 매우 실용적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소개해 봅니다. 딱딱한
학문적인 구성이 아니라 실제 구술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구술 자료들을 이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질문들을 짧은 질의 응답
형식으로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제시하고 있는 대답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고 또 미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실정에 맞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만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이 책에 실린 질문들
중에는 매우 간단한 것이지만 구술사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잊어버리는 내용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뷰를 녹음하다가 카세트
테이프의 한 면이 끝이 나면어떻게 하지요?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당연히 증언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를 중지한 후 테이프를
뒤집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카세트 테이프가 시작된 후 얼마 간은 소리를 녹음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구요. 인터뷰에서 긴장하다 보면 A, B 면에 모두 녹음한 후에 다시 A 면으로 뒤집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테이프에는 두 면 밖에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매우 많은 실용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카
세트 테이프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저는 인터뷰를 할 때 한 면에만 녹음을 합니다. 왜냐하면 카세트 테이프를 오래 보관하다
보면 종종 뒷 면에 녹음된 소리가 앞 면을 재생할 때 들려오는 "Paint through"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 진의 노래를 앞 면에 녹음하고 나훈아의 노래를 뒷 면에 녹음했는데 남진 노래를 듣는 중에 나훈아의 노래가
약하게 들려나오는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 mp3의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요. ^^
아래에는 인터넷으로 보실 수 있는 국내,외 구술사 관련 웹싸이트들입니다.

20세기 민중생활사 연구단은 2002년 7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단체로서 "역사를 남기지 못한 한국 민중들의 생활의 역사를 재구성" 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활발하게 구술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연구단의 디지털 아카이즈에
가시면 연구단에서 실시한 구술사 인터뷰 자료들을 듣고 보실 수있습니다. 우리 역사의 한 면을 보여주는 자료로서도 중요하지만 실제
인터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초보자들이 직접 들어보실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자료들입니다. 이러한 구술사 자료들과 사진 등을바탕으로
연구단에서는 이미 수 차례 전시회를 열었고 "20세기 한국민중의 구술 자서전"이라는 시리즈물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KMDB에서는 우리나라 원로 영화인들의 구술 인터뷰 자료를 채록하여 인터넷을 통해 일반들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구술사 자료로서의 가치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가입된 회원들에게만 자료를 공개하고 있군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만든 이 웹싸이트에서는 문학, 조형예술, 공연예술 분야에서 활약한 원로 예술인들을 인터뷰 하고 그 자료들을 인터넷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가입된 회원들에게만 자료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김
대중 전 대통령 기념 도서관에서도 활발하게 구술사 작업을 하고 있고 그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한
번본 웹페이지인데 이 글을 올리는 10월 15일 현재로는 웹싸이트에 접속이 되지 않는군요. 아마 곧 접속이 가능해 지겠지요.
위
의 웹싸이트는 구술사를 시작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구술사의 전반에 관한 안내를 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 싸이트를 만든 린다
숍스(Linda Shopes) 여사는 지난 30년간 구술사와 관련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또 많은 작업에 컨설턴트로
참가하기도 했었습니다. 이 웹싸이트에서는 구술사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제대로 해석하고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실제 인터뷰에서 녹음된 것을 예로 소개하면서 더욱 다채로운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Institute for Oral History 에서는 자신들이 진행한 구술사 작업을 온라인으로 소개하고 있기도 합니다만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Online Workshop 입니다. 어렵게 서술된 이론적인 내용이 아니라 매우 실용적인 내용의 안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워크숍 웹페이지에서 링크된 다른 웹싸이트들도 둘러볼만 합니다.
이
웹싸이트는 구술사의 여러 면 중에서 특히 마이크와 녹음기를 비롯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마이크의 종류와
녹음을 위한 최적의 세팅 방법, 그리고 각 종 녹음 장치에 대한 안내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에 사용되는 각 종
디지털 장비에 대한 안내와 아날로그 녹음을 디지털로 옮기는 작업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영
국의 구술사학회 홈페이지에서는 구술사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과 전문가들 모두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개된
내용들이 모두 훌륭하지만 특히 특히 구술사 작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Practical Advice 가 매우 유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웹싸이트에 Resources 메뉴에서 링크된 다른 싸이트들도 불러보십시오. 이 외에도 미국의 Oral History Association 이나 International Oral History Association 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미
국의회도서관에서 만든 이 웹싸이트에서는 의회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많은 구술사 자료들을 이용해서 각급 학교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수업 방법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구술사 자료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참고가 될 것 같아 소개합니다. 아울러 구술사 인터뷰
방법에 관한 안내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제
가 이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한 일반인들의 구술사 작업이라는 측면에서 꼭 소개해 드리고 싶은 웹싸이트입니다. 이 웹싸이트는 미국의
대표적인 라디오 다큐먼타리 감독 중의 한 사람인 데이비드 아이세이(David Isay)가 2003년에 시작한 StoryCorps
라는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나온 웹싸이트입니다. StoryCorps 프로젝트는 1930년대에 Works Progress
Administration (WPA)의 구술사 작업을 모델로 해서 기획된 프로젝트인데 WPA의 작업은 정부의 주도 아래 대공황기
미국의 젊은 지식인들을 남부와 서부 등 지방으로 파견하여 보통 미국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을 구술사 인터뷰를 통해 채록한
작업입니다. 이 작업을 통해 모아진 인터뷰 자료들은 아직까지도 중요한 사료로서 이용이 되고 있는데 당시까지 살아 있던 많은
노예제도 경험자들의 기억도 이 작업을 통해 모아졌었지요.
데
이비드 아이세이의 아이디어는 이와 같이 미국 전역에 걸쳐 살고 있는 보통 미국인들의 기억을 기록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Storybooths 라고 불리는 방음된 녹음 시설을 뉴욕 시티의 그랜드 센터럴 터미널에
설치하는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곳을 통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녹음을 했는데 누구든지 원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예약하고
찾아와서 녹음 전문가의 도움 아래에서 한 시간 가량 서로 질문을 하고 그것을 녹음합니다. 이곳에 상주하고 있는 전문가는 녹음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인터뷰를 할 때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도 해 줍니다. 전문가의 도움 아래
진행되는 녹음이기 때문에 녹음 음질은 최상이지요.
인터뷰를 마치고 나면 즉시 인터뷰 내용을 CD로 만들어 참가자에게 제공하고복사본은 미국 의회 도서관의 American Folklife Center 에 영구적으로 보관이 됩니다. 아울러 인터뷰 중에서 흥미로운 내용들은 일부가 National Public Radio(NPR)을 통해 방송이 되기도 하지요. 이러한 Storybooths 는 뉴욕 시티와 밀워키에 설치되었고 MobileBooths 라는 이동식 녹음 스튜디오를 만들어 미국 전역에서 일반인들의 구술사 인터뷰를 녹음하고 있습니다.
이 웹싸이트의 Listen
메뉴에서는 녹음된 인터뷰 내용 중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발췌하여 들려주고 있습니다. 1-2분 정도의 짧은 인터뷰 기록이지만 보통
사람들의 경험과 기억을 너무나 잘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보통 사람들의 사랑과 슬픔 그들의 철학과 웃음이 들어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시는 우리 한인들 중에서도 몇 분이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셨더군요.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구술사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라도 한 번 가셔서 들어보십시오. 세상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영어 듣기 공부 삼아서라도 여기에 가셔서 인터뷰 내용들을 한 번 들어 보십시오. 미국에 사는 보통 사람들의
억양으로 말하는 다양한 영어를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 위에서 소개해 드린 자료들 이 외에도 연결된 링크를 찾아 가 보시면 더 많은 자료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구술사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출처: http://cliomedia.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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